발표평가라고도 하는 '대면평가'는 정부R&D과제의 당락을 결정할만큼 그 가중치가 과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분간 진행되는 발표시간 외에도 20분간의 질의응답 시간 동안 치열하고 긴박한 심리전이 펼쳐지는데, 이 심리전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는 것이 과제 선정에 있어 유리합니다.
전반부에 해당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기업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우리 회사를 선정해 주세요' 라는 말이지만 이런 말을 직설적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우리 회사를 선정할 수 밖에 없는 합당하고 타당한 이유를 논리적으로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발표하는 모든 회사가 '우리 회사가 최고다' 라고 주장 하는 틈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 때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부채전략'입니다. 사전에 다수의 수요처로부터 '구매의향서'를 받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여러 기업들로부터 현재 구매의향서까지 받은 상태임을 강조하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어필을 통해 '우리회사가 과제에 선정되지 못하면 지금까지 받아 놓은 구매의향서가 모두 물거품이 된다.' 라는 부담감을 심사위원들에게 심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의욕적으로 구매의향서까지 준비한 기업을 탈락시켜야 하는 결과는 심사위원들에게는 꽤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매의향서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또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으로부터 어떻게 구매의향서를 받을 수가 있을까요? 대략 5매 정도 구매의향서를 준비한다고 가정할 때, 2~3개 정도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곳으로 확보한다면, 그 외에는 어떤 회사든 크게 관계가 없겠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이라 할 때, 우리는 '기업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기업명'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기업 내의 '부서명'이나 '담당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구매의향서라고 하여, 반드시 기업 대표나 임원으로부터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기업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제품에 대한 구매 의향은, 구매를 할 수 있는 부서라면 그 누구든지 거래처에 구매 의향을 밝히거나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즉, 구매 의향을 밝히는 부서가 영업부나 관리부서일 수도, 생산부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매 의향이 곧 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 내 모든 부서는 자유롭게 외부로 구매 의향을 밝히거나 구매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영업부 내에 있는 구성원이라면, 영업부장이든, 과장이든, 대리든, 말단 사원이든 그 누구라도 구매 의향을 밝히고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파리바케트' 본사가 '파리바케트'이지만, 우리 동네 프랜차이즈 '파리바케트'도 '파리바케트'인 것입니다. 또한 '세븐일레븐' 본사가 '세븐일레븐'이고, 우리 동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세븐일레븐'인 것입니다.
또, 구매의향서의 내용에는 어떤 제품을 얼마나 구입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수도 있지만, 구매에 참고하기 위해 관련 카다로그나 참고자료를 요청하는 내용이 있어도 구매의향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친인척이나 지인을 동원하여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에게 구매의향서를 받는 것 자체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구매 의향을 밝히는 담당자나 부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사명'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이 전략을 '부채전략'이라고 명명했을까요?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내내 한 손에 5매 내외의 구매의향서를 부채처럼 흔들면서 들고 있다가, 클로징멘트를 할 때 하나씩 읽어 내려가시라는 의미에서 그 모양새를 빗대어 KOTERA에서는 '부채전략'이라고 명명한 것입니다.
이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부채전략'을 한번 활용해 보세요. 아마 이전과는 다른 의미있는 결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